골프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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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선주민 출신으로 미국 뉴욕주립대 환경생물학과 교수인 저자가 아낌없이 베풀면서 함께 번영하는 자연의 신비한 섭리를 소개한다.

책에 따르면 자연은 서로 베풀면서 순환하고 성장한다. 단풍나무는 잎을 땅에 내어주고, 무수한 무척추동물과 미생물은 영양소와 에너지를 교환해 부식질을 만들어 서비스베리(솜털채진목)의 씨앗이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한다.

새들은 서비스베리를 먹어 치우지만 여기에도 베풂의 원리가 숨겨져 있다. 새의 장을 통과하면서 씨앗의 껍질이 녹아 발아가 자극되기 때문이다. 해와 비와 파리는 꽃가루를 옮기면서 식물의 순환에 기여한다.

책은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고 애를 쓰다가 결국 전체의 번영을 저해하고 마는 인류를 향해 가진 것을 내어줌으로써 절묘한 균형을 이루며 공존하는 자연으로부터 배우자고 당부한다.

"지구상에는 80억 명을 먹여 살리기에 '충분한' 식량이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굶어 죽고 있다. 각자가 자신의 몫보다 훨씬 많이 취하는 대신 충분한 만큼만 취하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라. 우리는 부와 안전을 갈망한다. 하지만 이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다."

경남 거제시 일운면에 있는 작은 섬 외도에 꾸며진 정원인 '외도 보타니아'의 특징과 매력을 글과 그림으로 소개한다.

책에 따르면 외도는 1970년대까지 여섯 가구가 살고 있는 섬이었는데 이창호·최호숙 부부가 섬을 사들여 50년 가까이 가꾼 결과 섬 전체가 정원으로 변모했다.

여기에는 자생식물, 난대식물, 아열대식물, 희귀종 식물 등 1천여종이 자라고 있다. 외도는 가파른 경사 지대가 많고 태풍의 영향을 빈번하게 받는 등 정원을 가꾸기에 결코 좋은 조건은 아니지만 어떻게 난관을 극복했는지 책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신기술의 등장 속 인간의 소외는 오래 전부터 되풀이돼 온 문제다. 19세기 초 산업 혁명으로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며 기계를 부순 러다이트 운동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술 진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후진적 인간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이나 의회민주주의의 공고화 등 제도적 개선을 낳았다.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를 쓴 마크 그레이엄 옥스퍼드대학교 교수, 제임스 멀둔 에식스대학교 교수, 캘럼 캔트 에식스대학교 강사는 AI(인공지능)의 발전이 제2의 러다이트 운동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AI가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발전하면서 차원이 다른 골프우산 혁신을 가져왔지만 한편에선 노동자 착취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일부 특권층이 AI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AI 노동의 외주화다. AI 기술 개발에 성공한 거대 테크기업들이 개발도상국에 노동을 아웃소싱(위탁)했고, 그 결과 효율성을 엄청나게 높이면서도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소수가 AI를 독차지하자 북미 노동자의 해고율은 폭등했고 아프리카나 인도 등 하청 국가의 노동자들은 부족한 월급을 받으며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AI가 창작성을 획득하면서 '인간 없는 예술'이 머지않았다는 관측도 흥미롭다. AI 도구들은 점차 정교해지고 있으며 모방을 넘어 창작의 영역에까지 도달했다. 최근 생성형 AI인 챗GPT가 '지브리 스튜디오'를 모방해 제공한 사진 제작 서비스가 7억장 이상 이용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AI가 창작산업의 일자리를 뺏고 있지만 그 대체물은 인간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주장은 의미심장하다.

책은 미국부터 나이로비, 아이슬란드,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등 전세계의 AI 기업과 데이터센터, 하청업체를 아우른다. AI의 빛나는 성공 뒤에는 수많은 저임금 노동자와 콘텐츠 생산자, 예술가들의 권리 침해가 있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국경을 초월한 연대로 AI와 빅테크의 권리 침해에 맞서야 한다는 주장, AI 시대의 노동 전략은 계층을 막론하고 큰 울림을 남긴다.

핵심 주제인 노동권에 치우쳐 있어 혁신을 가로막는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소외된 노동자에 집중하다 보니 AI가 거뒀던 눈부신 성공보다는 실패와 AI의 부작용에 집중하는 부정적 측면도 내포하고 있다. 거대 조직 구성과 단체행동을 서둘러 AI와 기계를 막아야 한다는 파괴적 면모는 반달리즘을 연상시킨다.

마크 그레이엄 교수와 제임스 멀둔 교수는 디지털 노동과 플랫폼 경제가 민주주의와 노동에 끼치는 영향을 탐구해 온 연구자다. 세계은행이나 국제노동기구, UN 등 국제단체의 조력자 역할을 하며 디지털 민주주의의 도립과 노동권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캘럼 캔트 강사는 배달 플랫폼 노동자의 현실을 조사한 '라이딩 포 딜리버루'를 집필한 노동 조건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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